치매 어르신 돌봄

고령화 사회의 진입과 함께, 이제 치매는 노년을 거치는 과정 속에 자리잡은 지 오래며, 발생률 또한 증가추세에 있다. 정상적인 일상을 유지하던 분들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혹은 고령화로 뇌에 발생한 각종 질환으로 인하여 서서히 혹은 갑자기 여러 인지 기능을 상실하고 일상생활조차 수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간혹 깜빡 잊거나 스스로에게 없던 이상행동을 주위에서 지적할 때 혹시 자신 또한 치매가 시작된 것이 아닌지 염려하는 것을 보게 된다. 한인 어르신의 경우, 간호원으로 근무하던 병원에서 늘 쓰던 기록일지를 잊거나 몇 십 년간 수행하던 근무 일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어의심받거나 인지하게 된 사례가 있다.
파독 근로자로 오신 한인 일세대 어르신의 고령화에 따라 사단법인 해로는 <치매 어르신 돌봄>활동을 통해치매 환우와 가족의 근접에서 함께 대안을 마련해 나간다.

가. 건망증과 기억장애와 치매와의 관계는?

흔히 건망증이 나타나면 “치매 온 거 아니야?”하고 농담처럼 주고 받는다. 건망증이란 어떤 사실을 잊었더라도 다시 기억해 내거나 누가 귀띔을 해주면 기억해 내는 현상으로 흔히 정상인에게도 있을 수 있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이나 동시에 많은 수행과제가 있을 때 종종 나타나기도 한다. 치매는 젊었을 때에 비해 기억력이 저하되고 건망증이 심해지지만 치매는 이런 정상적인 변화와는 다르다. 치매는 질병의 일종이며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노화의 한 과정이 아니다. 기억장애는 치매의 초기증상으로 흔히 나타나는데 병원에서 정확한 진찰을 받아 기억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알아내고, 제거하고, 치료를 받아 치매로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

정상적인 기억력 저하

뇌의 자연적 노화현상으로 나타남

경험의 일부를 잊어버림

잊어버린 사실을 스스로 앎

일상생활 수행에 큰 지장은 아님

기억장애만 나타남

치매로 인한 기억력 저하

뇌 질병이나 손상으로 나타남

경험의 전체를 잊어버림

기억장애가 심해지며 경과에 따라 판단력 저하와 성격변화도 나타남

일상생활 수행에 지장을 받으며 직업적 기능에서 수행이 어려워지며 주위에서 피해를 호소하게 됨

기억장애와 함께 인지장애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남

<표1   기억력 저하의 정상유무 비교도>

나. 치매의 진단

기억장애만으로는 치매로 진단하기 어렵다. 언어장애, 시공간 능력의 저하, 성격 및 감정의 변화, 그 밖에 추상적 사고 장애, 계산력 저하 등 뇌의 여러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치매의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노령화에 따른 기억장애가 심하게 나타나면 먼저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진단과정은 대략 아래와 같다.

치매

일차적으로 주치의와의 상의 후 노인신경과 치매 전문 의사를 찾아가 문진과정을 거친다. 증상에 대한 전반적인 파악 후 진단에 중요한 단서들을 파악하고 직접 진찰로 들어간다.
신체, 신경학적, 정신적인 검사가 진행되고 병력조사와 직접 관찰을 하게 되면 대부분 치매 추정이 가능하나 확진을 위해 검사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뇌 인지기능을 평가를 하며 신경학적 검사와 신경심리검사, 뇌 촬영검사(MRI, CT, PET), 혈액 검사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임상의 종합 평가 이후 치매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다. 치매의 발생률과 원인질병은 무엇인가?

앞에서 언급했듯이 치매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높아지지만 노인 연령대에 국한되어 있는 것만은 아니며 여성의 치매 유병률이 현저히 높다.  치매를 한가지 질병으로 알고 있으나 치매는 일종의 증상이며 원인으로는 퇴행성 질환의 종류인 알츠하이머병, 뇌혈관질환(예; 혈관성 치매), 대사성 질환, 내분비 질환, 내분비 질환, 감염성 질환, 중독성 질환, 경련성 질환 등 무수히 많으며, 제일 많은 원인은 알쯔하이머 병과 혈관성 치매는 80~90%이다. 베를린 거주 한인 치매 어르신도 80%이상은 알쯔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계신다.

라. 어떤 증상이 있으면 치매를 의심할 수 있을까?

치매의 증상 중 일반적으로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기억력 감소와 표현력 장애이다. 방향감각 소실, 계산력 저하, 성격 및 감정의 변화 등을 보이는데, 이것을 치매의 5대 증상이라 한다. 단 이러한 증상이 유년 시절부터 지니고 있던 개인의 특성이라면 큰 위험요소는 아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변화된 것들이라면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필요로 한다.

일반적인 증상구체적인 내용
기억력 - 예전에 잘 기억하던 사람이름, 전화번호 등을 기억하기가 힘들다.
-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려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 어떤 일을 해 놓고 잊어버려 다시 한다.
말과 글- 예전엔 잘 하던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 물건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아 한참을 설명해야 한다.
- 책이나 문장을 읽을 때 이해가 힘들다.
방향감각-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 자주 가고 익숙한 곳인데도 생소하게 느껴지고 찾아가지 못 가게 되는 경우가 있다.
계산- 계산능력이 떨어진다. 평소 돈 관리를 잘했는데 못하게 되고 정리 정돈이 어렵다.
- 시장에 가서 거스름돈을 받아오는데 실수가 생긴다.
성격변화- 생각이 단순해지고 어린아이 같아진다.
- 때론 심하게 감성적이 된다.
- 외출하기를 싫어하게 되고 집에만 있으려고 한다.
<표2  치매증상>

마. 치매 예방

치매 예방을 위해 다음과 같이 권장한다.

1. 고혈압과 당뇨병을 치료

3.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

4. 금연

5. 심장병을 조기 발견, 치료

6. 비만 탈출

7. 꾸준한 운동

8. 금주

9. 뇌기능을 강화 시키기 위한 활동을 한다.

10. 난청과 시력장애가 있으면 치매로 오인할 수가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

11. 기억장애, 언어 장애가 있을 때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외에도 사회적 교류 또한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함께 여가 활동을 하는 것도 예방을 위해 좋다.

바. 치매 치료

치매치료는 일반적으로 인지 기능과 정신, 행동 증상에 대한 약물치료가 진행되며 음악치료, 언어치료, 문학 일대기 치료등…치료라기 보다는 병의 지연을 돕고 삶의 활력을 주기 위한 보조적인 역할로 적용된다. 혈관성이나 기타 치매에 대한 부분은 병의 원인과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인 알쯔 하이머의 약물로 사용되는 것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억제제인Donepezil, Rivastigmine, Galantamine 등이 있다. 이러한 약물은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지연 시킬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병의 진행 후 사망 전 마지막 3-5 년은 심각한 장애상태가 유지 되는 게 일반적이다.  약물 치료와 비 약물적 치료를 통해서 이런 심각한 장애가 지속되는 기간을 1년 이내로 줄일 수 있다. 현대 의학이 고도로 발전했지만 현재 치매의 진행을 차단해 줄 수 있는 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자인 단백질의 형성을 차단하거나 뇌에 침착 되는 것을 막아 병의 진행을 차단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약물개발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은 시험 단계이고 임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시기까지는 어느 정도 인내를 해야 한다.

사. 독일 치매 현황

2016년 연방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160만명의 독일인구가 치매를 앓고 있다. 이중 약 70%가 여성이며 3분의 2 이상이 80세 이상이다. 예방과 치료의 돌파구가 달성되지 않는다면, 인구 증가에 따라 2050 년까지 환자 수가 약 3 백만 명으로 증가 할 것이다.

연령대남성여성전체
65 - 6934.50029.80064.300
70 - 7466.50088.500155.000
75 - 79124.800175.300300.100
80 - 84137.000236.300373.300
85 - 89100.000277.400377.400
90 이상44.200237.500281.700
65 이상507.0001.044.8001.551.800
<표3 독일 연방통계청 2014년 독일의 치매 환자 예측 현황 자료 (출처) >
지역연령그룹
Baden-Wüttemberg65 - 6970 - 7475 - 7980 - 8485 이상65 이상
Bayern8.05018.85037.14046.99083.900194.700
Berlin10.02022.72043.40054.62097.900228.660
Brandenburg1.8405.64010.69012.80019.10050.700
Bremen5501.2702.4402.9505.70012.910
Hamburg1.2803.0805.7206.73013.40030.290
Hessen4.91011.00021.09026.32049.200112.520
<표4 독일 연방 통계청 2014년12월 31일자, 지역별, 연령대별 치매 현황>

사. 이민자 치매 현황

독일은 50~70년대의 이주 노동자로 온 당시의 외국인들이 독일에 정착하고 노령화 됨에 따라 이주민의 치매 문제가 화두에 오른다. 독일 노인인구와 같은 유병률을 가정할 때 65세가 된73만명의 외국인 시민 가운데 치매 인구는 41000명을 예상할 수 있으며 이는 독일 치매 인구의 3%도 안된 수치이다. 옛 연방 주에서는 1.6 % (Schleswig-Holstein)와 5.0 % (Hamburg) 사이에서 변화하는 반면 새로운 연방에서는 0.2 % (Thuringia)와 0.4 % (Mecklenburg-Vorpommern) 사이에 분포한다. 그러나 외국인 치매 유병률에 대한 경험적 자료는 매우 부족하고 또 구체적으로 누구를 외국인으로 구분해서 통계를 내야 하는지 모호한 부분이 많다.

아. 파독 어르신 치매 현황

60~70년대 파독 어르신들은 젊은 날의 고된 노동으로 인해 다른 이주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같은 연령대의 독일인에 비해 만성 질병 발생률이 더 높은 편이다. 또한 말기 환자나 치매 환자의 발병 연령대는 상당히 젊은 편이다.
일세대 한인 어르신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이주 노동자들의 치매 발병시 문제 되는 가장 큰 부분은 언어이다.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어느 2세는 „젊은 시절에 어머니는 독일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시진 못했어요. 하지만 간호원으로 근무하고 저와 독일어로 소통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한국말만 하시죠.“ 라고 이야기 하며 한국말을 배우지 못해 어머니의 마지막 삶의 시기에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언어 문제는 독일병원이나 요양소 등에서 간병인과 의사와의 소통의 어려움으로 연결된다. 모국어를 구사하는 치매 환자에 대한 특별한 가이드 라인이나 대화의 기술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 베를린 치매 어르신

2016년부터 사단법인 해로는 베를린의 치매 한인 어르신에 대한 토탈 케어 시스템 확립을 위해 노력중이다.
현재 11명의치매 어르신 중 9명은 퇴행성 질환인 알쯔 하이머 성 치매이며 그 외에 전두엽 치매, 혈관성 치매를 앓고 계신다. 두 명의 재가 치료를 제외하고는 모두 요양원, 치매 거주공간, 요양 병원에서 거주한다. 여성 10명, 남성 1명으로 여성이 월등하며 연령대는 60대 중반에서 90대까지 다양하다. 이분들 중 세 명은 이미 50대 후반에 치매 발병이 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두 명의 무연고자는 독일 성년 후견인이 담당하고 그 외엔 모두 자녀나 가족이 기관에 자주 방문하여 환자분을 돌본다. 이곳에서 자라난 2세들은 어떤 경우는 모국어를 배우지 못하여 치매에 걸리신 가족들과 대화가 전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치매
<그래프 1 치매 환자 케어의 주요 분야>

차. 치매 돌봄

한인 치매 어르신은 대부분 알츠 하이머 형 치매를 앓고 있다. 발병부터 사망하기까지의 유병기간은 평균 약 10년이라고 알려져 있다. 한인 어르신들도 치매가 걸린 경우 처음엔 대부분 댁에서 가족이나 이웃의 도움으로 생활 하다  병의 진전에 따라 대부분 전문 요양기관이나 치매 공동 거주공간에서 지내게 된다.  초기엔 경미한 기억장애만을 보이지만 독일어의 구사가 가능하다.  진행에 따라 독일어 사용이 점점 어려워지고 한국말을 주로 사용하며 한국말의 지시에 반응하는 모습이 현저히 눈에 띈다. 대화의 어려움, 신체적인 증상 등이 나타난다. 그리고 말기에 이르러는 한국말만 이해하거나 언어표현력을 상실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거동도 힘들다. 치매는 직접적인 죽음의 원인은 아니지만 감염증, 폐렴, 폐혈증등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증상의 복합체이다.

카. 한인 치매 어르신 돌봄 <해로>

사단법인 해로에서는 현재 자원봉사자 교육을 이수한 분들의 방문 봉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현지 식당의 후원과 봉사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음식지원, 지속적인 연락과 관계형성을 통한 가족 및 보호자 케어, 현지 전도사. 목사님이 함께 봉사해 주시는 영적 돌봄, 음악. 무용 .문학. 미술 전반에 걸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치매
<그래프 2 해로 치매 어르신 케어 활동>

해로의 활동을 통해 나이 들어가는 파독 근로자의 돌봄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방법을 모색하고 치매에 대한 홍보를 통해 독일 내 한인들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하는 계기들을 제공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한인 1세대 치매 환우의 양산은 증가될 것이기에 안락한 한인 치매 공동 거주 공간을 시행하고 그곳에서 쉼을 얻고 보다 의미 있는 삶의 마무리를 위한 시스템 확립을 위해 사회 각계 각층의 관심과 돕는 손길이 절실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