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회 “나도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107회 “나도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행복추구권”을 규정하고 있다. 행복추구권은 고통과 불쾌감 없는 상태를 추구하는 권리이고, 나아가 안락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추구하는 기본권이다. 하지만 미국의 수정헌법이나 독일의 헌법에는 행복추구권이 따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 이유는 ‘행복추구권’은 헌법에 명시되어야 보장받는 가치가 아니라, 이런 규정이 없이도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인정을 받아야 하는 당연한 기본권이고, 헌법에 명시된 다른 기본권들이 모두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행복은 각자의 생활 조건이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지만, 모든 생활영역에 걸쳐서 자유롭게 생활하면서 최소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모든 사람이 행복을 추구하며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며 살지만, 모든 사람이 행복을 누리며 사는 것은 아니다. 행복을 목표로 산다고 행복을 얻는 것은 아니라,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이나 공동체에 유익을 주면서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행복이 찾아오는 것이다. 해로에서 수고하는 봉사자들이 느끼는 행복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확행”이라는 말이 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즐거움을 이르는 말이다. 미래에 얻게 될지로 모를 커다란 행복을 기대하며 현재의 즐거움을 희생 하기보다 현재의 작은 행복에 만족을 느끼며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작은 즐거움의 맛을 모르는 사람은 행복 감각이 점점 무뎌져서 커다란 행복의 맛도 결국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남의 것보다 나의 것이 작아 보이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하나씩 하다 보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107회 “나도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지난 5월부터 처음 시작한 제1기 남자 어르신들의 핸드폰 교실이 성공적으로 마쳤다. 남자분들의 핸드폰 교육이 내실 있게 진행되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여자 어르신들의 핸드폰 교육에 대한 요구가 부쩍 많아졌다. 핸드폰을 배우기 위해서 해로의 회원으로 새로 등록하시는 분들도 생겼다. 남자 어르신들의 경우와 달리 핸드폰 교육을 받으려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수강 인원을 대폭 늘리기로 하였다. 교육 장소에 최대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인 25명을 정원으로 하여 선착순으로 수강 신청을 받았는데,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이번에 수강하지 못하는 분들은 다음 기회에 우선권을 드리기로 하고 양해를 구하였다.

  이번 여자분들을 위한 핸드폰 교실에는 교육을 받기 원하는 분들이 많아서 과정별로 나누어 4주 단기 코스로 진행하였다. 먼저 4주의 과정에서는 핸드폰 사용법과 카톡 사용법을 기본적으로 교육을 하고, 이 교육을 몇 차례 하면서 다음 과정의 심화 교육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사전에 설문조사를 통해 어르신들의 수준을 파악하였는데, 남자분들과 달리 여자분들의 경우는 핸드폰을 다루는 수준이 많이 차이가 났다. 완전 초보자를 위한 교육이라고 광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영상 촬영과 편집을 배우려는 분도 있었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워보려고 등록했다는 분들도 있었다.

  핸드폰을 배우려는 여자 어르신들의 열기는 예상보다 훨씬 매우 뜨거웠다. 집중하여 더 잘 배우기 위해 앞자리를 맡으려고 일찍 오시는 분들도 많았다. 어르신들의 귀에 잘 들리도록 마이크를 사용하여 강의하였고, 강의를 듣는 어르신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강사 박창범 선생이 매주 정성껏 만들어 나누어 드리는 교재에 꼼꼼이 메모를 해가면서 집중하여 강의를 들으시는 어르신들의 눈에는, 그동안 부러워했던 젊은 사람들이나 핸드폰 잘하는 사람들처럼, 자유자재로 핸드폰을 사용하는 기쁨을 얻고야 말겠다는 결의가 느껴졌다.

  봉사자들이 어르신들의 핸드폰을 계속 주시하면서 강의를 잘 따라서 오고 있는지 확인하였고, 따라오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즉석에서 개인지도를 해드렸다. 사실 어르신들이 처음 접하는 핸드폰 이용 방법을 따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한 분씩 진도를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쉬는 시간에도 쉬지 않고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계신 분도 있었고, 잘 모르는 내용이나 새로운 것을 질문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매주 교육을 받고 돌아갈 때는 남자 어르신들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행복한 얼굴이 되어 감사 인사를 여러 번 하고 가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동안 그 쉬운 카톡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서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생각하니, 늦었지만 참 다행한 일이었다. 해로에서 이런 교육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필요가 있는 곳에 우리의 섬김이 따라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진행하였는데, 너무 잘한 교육이었다. 해로와 우리 어르신들 모두 보람과 행복을 맛보는 교육 시간이 되었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참으로 암울했던 시절에 많이 불렀던 노래 ‘행복의 나라로’ 가사처럼, 먼저 행복의 나라를 향해 우리 마음의 창문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눈과 귀를 열고 춤추는 산들바람을 느껴보고 새들의 소리를 들어 한다. 푸른 하늘과 넓은 대지를 바라보며 심호흡하고 행복의 나라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우리의 행복에 대한 의지가 울타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갈 때, 비로소 행복은 시작되는 것이다.

“나도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하고 외치며 함께 손잡고 달려가길 소망한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마 7:7)

박희명 선교사 (호스피스 Seelsor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