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회 해로는 팀으로 봉사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인 약 35억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축구를 손꼽을 수 있다. 축구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공 하나만 있으면 장비나 시설이 없어도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축구를 비롯한 정식 축구 시합에는 감독, 코치는 물론 포지션별로 다양한 전문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시합에 참여하게 된다. 손흥민 선수는 공격수로서 세계적인 선수이지만, 수비 능력은 전문 수비수와 비교하면 뒤떨어진다. 또한 대부분의 운동경기는 감독의 능력이 팀의 승패를 좌우한다.
얼마 전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동남아시아 대회에서 우승하는 지도력을 발휘해서 국위를 선양하기도 했다. 감독은 최고의 지도력으로 선수들로 훈련 시키고, 선수는 감독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최상의 결과를 내야 팬들의 사랑을 받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운동경기든 회사나 단체든 모든 조직은 리더와 팀원들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고르게 잘할 때 성적이 좋아진다.
해로는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는다. 치매와 암 등으로 고생하는 파독 1세대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못 본척할 수 없어 무턱대고 시작한 작은 봉사가 이제는 베를린만이 아니라 독일 전역의 파독 1세대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봉사단체가 되었다. 처음에는 사명에 헌신한 몇 사람이 시작했는데 지금은 다양한 봉사자들과 함께 팀을 이뤄 어르신들을 섬기고 있다.
봉사의 중심에는 해로의 대표를 맡고 있는 ‘봉지은 대표’가 있다. 해로가 오늘날처럼 발전한 근간에는 봉지은 대표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밤낮, 주말도 없이 어르신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달려갔고, 낮에는 어르신들을 돕고 밤에는 행정적인 일 처리를 하면서 쉼 없이 달려왔다. 시간과 물질을 드려서 헌신적으로 어르신들을 섬겼지만, 치매 어르신들을 속여 재산을 빼돌린다는 거짓 풍문까지 듣기도 했다.
하지만 흔들림 없이 오직 어르신들만 섬기는 사명에만 충실했다. ‘많은 사람을 잠깐 속일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을 오랫동안 속일 수는 없다’라고 한 링컨의 말처럼, 시간이 지나자 결국 모든 것이 바르게 밝혀졌고, 이제는 봉지은 대표가 섬기는 해로는 베를린에서 우리 어르신들의 신뢰와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단체가 되었다.
이런 헌신으로 섬기는 봉지은 대표 곁에 돕는 일꾼들을 보내 주셨다. 시작할 때부터 호스피스 팀장으로 해로의 살림을 도맡아 해온 이정미 AUA팀장과 새롭게 호스피스 팀장을 맡은 서미연 팀장, 일상생활지원팀 박노영 부팀장 등이 합류하여 해로의 발전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어르신들을 직접 섬기는 동시에 여러 가지 궂은일과 봉사자들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이들이 받는 사례는 일반 직장인과 비교하면 턱없이 작은 것이지만, 봉사 정신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기에 해로가 유지되고 있어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앞장서서 일하는 대표와 팀장들 이외에도 호스피스 봉사자, AUA(일상생활지원) 봉사자와 연방자원봉사자의 노고가 없다면 해로의 봉사는 유지되기 어렵다. 이분들은 우리 어르신 중에 치매와 장애, 요양보호 대상자인 어르신들을 집과 요양원으로 방문하여 섬기는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해로 봉사의 최전선에서 어르신들을 직접 섬기는 봉사를 하고 있다.
가족처럼 어르신들을 섬기고 있지만, 몸으로 하는 봉사가 쉽지만은 않다. 어르신들이 기대하는 모든 것을 채워 드리지 못하는 것이 늘 안타까워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고마운 분들이다. 봉사자가 많지 않은 가운데서도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 우리 봉사자들이 동분서주하고 있는 덕에 해로가 어르신들의 도움 요청을 어느 정도 감당하고 있다.
또한 해로하우스가 시작되면서 시니어 서포터즈라는 새로운 봉사자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70세가 넘은 1세대 파독 근로자 어르신들이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분들을 섬기기 위해 자원봉사팀을 만들었다. 봉사를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강건하시기를 기원한다.
이 밖에도 해로의 부대표로 홍보와 법률 자문을 열심히 하고 있는 조은영 변호사와 소식지를 만드는 일을 맡아서 봉사하는 정선경 선생, 노래교실과 존탁스카페를 함께 섬기며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섬기는 김은용, 박희명 선교사의 봉사는 땀과 수고로만 기억될 해로의 봉사에 사랑을 채워주고 있다.
여기에 더해 모일 때마다 어르신들의 식사를 위해 수고하는 이명애, 이현주 사모의 수고 덕분에 모임이 더욱 활기차고 기쁨이 가득하여 어르신들이 늘 감사하고 있다. 심리상담실 황지영 선생, 기타교실 정종미 선생 등 여기에 다 열거하지 못한 숨은 봉사자들이 많다. 그리고 해로를 든든히 지원하는 회원들과 후원자들,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팀이 되어 해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봉사자들의 수고를 기억하고 격려하는 분들이 생겨나고 있어 감사하다. 지난 7월 31일에는 봉사자를 위한 특별한 차(茶)모임이 있었다. 20년 이상 차를 연구해온 정승안 목사님이 차의 역사와 다도에 대한 강의를 해주셨고, 아울러 진귀한 차들을 마실 수 있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 봉사자들은 차를 마시며 마음의 평화를 느꼈고, 나누는 대화를 통해 서로가 한 팀이 되어가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해로는 상근봉사자, 자원봉사자, 회원과 후원자 그리고 우리 어르신들이 함께 한 팀이 되어 아름다운 봉사를 만들어 가는 공동체여서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 기대된다.
“한 사람보다 두 사람이 더 나은 것은 두 사람이 함께 일할 때에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도서 4:9)
박희명 선교사 (호스피스 Seelsorger)
1422호 16면, 2025년 8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