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회 영원한 안식처에서
„사망시 불에 태우지 말고 그냥 묻어주기. 연락처: ……..“ 지난봄 세상을 떠나신 Y 할머니의 집을 정리하며 찾아두었던 할머니의 자필 메모가 서랍 속에서 튀어나왔다. Y 할머니는 이미 자신의 묫자리를 예약해두고 계셨기에 돌아가신 후 장례절차가 수월히 진행되었던 분이다. 장례식 후 이미 석 달이 지났기에 묘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져서 퇴근길에
„사망시 불에 태우지 말고 그냥 묻어주기. 연락처: ……..“ 지난봄 세상을 떠나신 Y 할머니의 집을 정리하며 찾아두었던 할머니의 자필 메모가 서랍 속에서 튀어나왔다. Y 할머니는 이미 자신의 묫자리를 예약해두고 계셨기에 돌아가신 후 장례절차가 수월히 진행되었던 분이다. 장례식 후 이미 석 달이 지났기에 묘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져서 퇴근길에
지난 2021년 8월 25일 3개월간의 교육기간을 무사히 마친 7명의 일상생활 지원 자원봉사자가 배출되었다. 코로나 판데미의 어려움 속에서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준수하면 어렵게 진행된 교육이었지만 어려운 이를 돕겠다는 의지로 충만한 7명의 교육생은 끝까지 함께하며 수료증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수료식 후에는 한국 대표 간식인 떡볶기와 오뎅으로 즐거운
오늘은 영숙 할머니 댁의 빨래를 도와드리는 날. 할머니 댁을 방문하는 자원봉사자가 여름휴가를 떠난 터라 내가 대타를 뛰는 날이다.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사시는 영숙 할머니의 독방 아파트에는 세탁기를 들여놓을 공간이 없다. 다행히 건물 지하에 동전 세탁기가 있어서 할머니는 그곳을 이용하신다. 공용이라 예약해 둔 시간에만 세탁을 할
"샤이-쎄-에-.."편지를 읽던 70대 중반의 여류 화가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한숨인지 욕설인지 모호한 소리를 흘린다. 오늘은 언니가 치매 요양원으로 들어간 날. 언니를 요양원에 데려다주고 빈 집으로 돌아온 그분은 나와 침실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이사랍시고 요양원으로 가져간 것은 작은 서랍장 하나와 옷 가방 달랑 하나. 살던 집은 한 달
사전의료의향서(Patientenverügung)란 사고나 질병으로 앞으로도 건강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자신에 대한 진단과 치료에 대한 의사를 스스로 표현할 수 없거나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질 때를 대비하여 의료 시술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사전에 밝혀 두는 문서이다. 독일에서는 2009년 해당 법률을 통해 연명치료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이 문서가 사전에
사단법인 <해로>에서는 옛 사진을 볼 기회가 많다. 직접 사진을 가지고 오시는 분보다는 환우 방문 중에 우연히 보게 되거나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신 분의 짐을 정리하며 보는 경우가 더 많고 파독 당시 상황을 취재하려는 젊은이들을 위해 <해로>에서 어르신과의 인터뷰를 주선하며 더불어 옛 사진을 보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하나 둘
„뚜- 뚜 – “전화 신호가 가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구글 검색으로 찾은 병원의 진료 시간을 다시 확인하고 시계를 보니 진료 시간이 맞는데 전화를 안 받는다. 벌써 3일째 진료 예약을 위해 같은 병원에 전화를 거는 중이다. 결국 전화 예약을 포기하고 인터넷 예약을 하기 위해 병원의
2015년에 시작된 HeRo(해로)는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늙어가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코멘트에서 출발했다. 해답은 늘 사람이었다. 그야말로 이국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도움활동의 필요성으로 귀결되었다. <해로>의 입술로 연재를 시작하지만,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재독 동포들의 목소리를 그릇에 담으려 한다. 이 글이 고단한 삶의 여정을 걷는 이들에게 도움의 입구가 되길
2015년에 시작된 HeRo(해로)는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늙어가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코멘트에서 출발했다. 해답은 늘 사람이었다. 그야말로 이국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도움활동의 필요성으로 귀결되었다. <해로>의 입술로 연재를 시작하지만,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재독 동포들의 목소리를 그릇에 담으려 한다. 이 글이 고단한 삶의 여정을 걷는 이들에게 도움의 입구가 되길
2015년에 시작된 HeRo(해로)는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늙어가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코멘트에서 출발했다. 해답은 늘 사람이었다. 그야말로 이국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도움활동의 필요성으로 귀결되었다. <해로>의 입술로 연재를 시작하지만,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재독 동포들의 목소리를 그릇에 담으려 한다. 이 글이 고단한 삶의 여정을 걷는 이들에게 도움의 입구가 되길